하노이 이발관 체험기, 과연 끝까지 갈 수 있을까?

하노이에서의 첫날, 나는 무작정 황홀한 동남아의 선선한 바람을 마주하며 걸어갔다. 사람들이 다녔다는 유명한 이발관이 궁금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무런 기대도 없이 단지 막연한 호기심에 이끌려 갔다.

송파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빨간 불빛, 감성적인 노래 흐르는 편집 매장 같은 그런 곳이 아니었다. 그저 주변에 작은 음식점, 가게들로 둘러싸인 알 수 없는 공간속에서 한 방울의 작은 청량함처럼 존재했던 이발관. 어떤 의미에서는 나의 모험이 시작된 곳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발관에 도착했을 때, 한 추운 겨울날 감상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곳에서는 여전히 웅장한 느낌이 전해져 왔다. 이발 의자는 오래 된 것 같아 보였지만, 그래서일까 편안해 보였다. 저 곳에서 이발을 받으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낯선 사람들을 대할 때마다 첫 인상은 중요하다는 말이있다. 나는 이발사에 대한 내 가정을 내려놓고 그를 만나려 했다. 그는 나에게 아주 차분하고 세심하게 접근했다. 그의 침착함은 나를 잠시 안심시켰다. 이발사를 넘어 철학자 같은 그의 모습, 그의 냉철한 눈빛은 아직도 나의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처음 이발을 시작했을 때, 나는 여기가 웅장한 성당이 아닌 이발관인지 잠시 헷갈렸다. 천장으로 쳐다 보니, 상상을 초월하는 아름다움이 펼쳐져 있었다. 어쩌면, 난 그 순간을 잊지 못할 것 같다. 단순히 머리를 만지는 것이 아니라, 나의 생각을 도드라지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그는 머리를 깎는 동안 언제나 나를 반성하게 했다. 그의 손길은 내 머리를 진심으로 담배와 함께 흔들었다. 그의 심각한 표정, 정직한 눈망울 모두가 나에게 진실을 속삭이는 것 같았다. 그는 나에게 말했다. "누구든 관심을 갖고 신중하게 접근하면 모든 이들은 아름답다."

몇 시간이 지나간 후, 나는 이발관을 떠났다. 하지만 여전히 그 곳의 분위기가 나의 마음 속에서 맴도는 것을 느꼈다. 그 공간이 준 여운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너무나 작고 소중한 추억들이었다.

하노이 이발관, 그 곳에서 느꼈던 모든 감정과 경험은 나의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그곳에서 이발을 받는 시간 동안, 나는 절대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과연 끝까지 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가득했던 그날, 어쩌면 나는 그 이발관이 나의 여행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지 몰랐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안다. 그곳이 아니었다면 나의 여행은 완벽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나의 이발관 체험기는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실은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준 소중한 경험이었다. 드라마 같은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그곳에서 내가 배운 가치는 작은 감동으로 나의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주었다.

여행이란 결국은 나를 만나는 시간,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 아닌가 싶다. 나는 그 이발관에서 내 안의 나를 만났다. 이발관이 아니었으면 무언가 다른 곳에서 만났을 것이다. 그래서 그 곳은 나에게 그 어떤 장소보다도 특별하게 느껴졌다.

이제 나의 여행은 끝나려 한다. 하지만, 항상 마음 한 켠에는 그 이발관에서의 깊은 철학이 남아있다. 그 철학은 내가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항상 나를 안내해 준다. 나는 그 추억을 간직하며, 언젠가 다시 그곳을 찾아 나의 여행을 이어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하노이의 이발관, 끝까지 갈 수 없는 그 곳에서의 추억. 그것이 바로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계기이자, 내가 여행을 계속해가고 싶은 이유다. 누군가는 이 글을 보면서 나와 같은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의 이야기가 그 누군가에게도 소중한 추억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