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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밤 - 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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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이 어떻게 지났는지 몰랐다. 목숨마저 잃어버린 그 자그마한 몸뚱이에서 뭘 더 가져갈게 있다고 정밀 부검을 위해 파헤쳐진 수진의 빈껍질을 두고 치른 장례가 끝이났다. 미안하다.
수진아 조금만 기다려 곧 따라갈게 지켜주겠다는 약속은 지키지 못했지만 그녀에게 돌아갈 때 들고 갈 선물은 준비해야만 했다. 그리고 최고의 선물은 역시 그 놈의 모가지였다. 그것을
위한 첫번째 준비로 진욱은 평생 두 번 다시 보지 않겠다던 사람을 만나려 하고 있었다.
"어이... 어딜 들어 가시려고?..................."
수진을 만난 이후로 문턱도 넘지 않았던 건물 입구에서, 건장한 체구의 남자 두명이 진욱을 가로 막아 섰다.
"대호 형님 안에 계시냐?............"
"이새끼가... 어디서 형님 이름을............."
왼쪽 남자가 크게 휘두른 주먹을 가볍게 흘려 넘긴 진욱은 그대로 복부에 펀치를 꽂아 넣었다.
"헉..............."
외마디 비명과 함께 털썩 남자가 쓰러졌다.
"너네... 여기 온지 얼마 안됐지?................"
당황해 하는 오른쪽 남자를 진욱이 쏘아봤다.
"가서 대호 형님한테 전해... 도진욱이 찾아왔다고................."
압도적인 진욱의 말에 남자는 무전기를 손에 들었다.
"저... 여기 도... 도진욱이라는 사람이...................."
건물 내부는 예전 그대로였다. 정말 다시는 오지 않을거라 맹세했었는데 수진의 죽음은 너무나도 많은 것을 바꿔놓고 있었다.
"여어... 진욱이 네가 웬일이냐?............."
커다란 쇼파에 느긋하게 앉아있는 대호가 시원하게 물었다.
"앉어... 앉어... 어... 야야.. 가서 커피나 좀 타와 봐라................."
"예... 형님..................."
대호 옆에 서있던 한 놈이 쏜살같이 자리를 뜨고 진욱은 대호의 맞은 편에 앉았다.
"잘... 지내셨습니까?......................"
고개도 숙이지 않은채 진욱이 입을 열었다.
"아... 이 새끼... 인사를 하려면 똑바로 하든가... 크크크크..........."
묘한 웃음을 대호가 지었다.
"묘자리 알아보러 찾아왔냐?..................."
말 끝에 힘을 실었다.
"수진이가 당했습니다.................."
진욱은 차분했다.
"어... 어... 그거야 나도 알지... 그 동네 소식이야 뻔한거 아니겠냐... 그래... 내가 보낸 조화는 잘 받았고?............."
진욱이 떠난 이후로도 줄곧 알게 모르게 그를 감시를 해왔던 대호는 수진이 일을 다 알고 있었다.
"네 잘 돌려보냈습니다."
물론 그 조화가 돌려보내졌단 사실도 그 때 두 사람 앞 테이블에 커피가 놓였다.
"마셔... 마셔... 얘가 커피는 참 잘 타..........."
"감사합니다... 형님................."
커피를 한 모금 입에 대는 대호에게 남자가 기억자로 허리를 굽혔다.
"도와주십쇼..............."
짧고 간명했지만 놀라운 무게감이 실린 진욱의 한마디였다.
"뭘... 도와줘?.............."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대호가 물었다.
"수진이 저렇게 만든 새끼 제 손으로 잡고 싶습니다... 잡아서 끝장내고 싶습니다.............."
진욱은 대호를 똑바로 쳐다봤다.
"내가... 왜?......................"
"......................."
대호의 질문에 진욱은 처음으로 말문이 막혔다.
"내가 도와주면 넌... 나한테 뭐 줄거라도 있냐?... 뭘... 줄건데?... 거래란게 원래 기브앤테이크 아니냐?..............."
이제 남은거라곤 주먹 밖에 없는 진욱은 대호에게 줄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어느정도 결심을 세우고 온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형님... 앞으로 제... 사망보험을 하나 들겠습니다............"
대호의 눈이 살짝 커졌다.
"이 일만 끝나면 알아서 처리해주십쇼... 그런거 전문 아니십니까..........."
"진심이냐?............"
이미 눈빛으로 알 수 있었지만 대호는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진심입니다........."
한 때는 자신이 가장 아끼는 동생이었던 진욱이었다. 잠깐 여자한테 한 눈 팔린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진욱은 그 자신을 온전히 그녀에게 주었던 것이다. 둘 사이에 잠시 흐른 침묵을
깨웠다.
"알았다... 가봐라..............."
대호가 입을 열었다.
"그럼...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진욱이 자리에서 일어나려했다.
"야... 잠깐만................."
대호가 말로 그를 붙잡았다.
"?..................."
"커피는 마시고 가... 끝내준다니까.............."
대호의 말에 진욱은 단숨에 커피를 들이키고는 자리를 떴다. 진욱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대호는 입맛이 씁쓸했다.
"최형사... 좀 대 봐라............."
커피를 타온 남자가 전화기를 대호에게 넘겼다.
"지미... 결국 아무것도 없다는 말을 뭘 이리 주저리 주저리................"
탁하고 서류를 책상에 던지는 강형사의 마음이 심란했다. 두번째에는 뭐가 좀 나올거라 기대했는데 첫번째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었다.
"야... 주변 CCTV 확인 다 끝났냐?..................."
"네... 원래 몇 개 되지도 않아서 금방 끝내긴 했는데... 뭐... 아무것도 없네요.........................................................."
도철이 시무룩하게 대답했다.
"버스에서 같이 내린 부부도 이상한 건 못봤다고 했고..............."
강형사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할지 모서리 조차도 찾기 힘든 직소퍼즐 같았다. 증거도 없고 목격자도 없었으며 용의자도 없었다. 있는거라곤 두 명의 피해자가
전부였다. 어찌보면 한 달이 넘도록 수사 시작조차 못했다고 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두 피해자간의 공통점도 딱히 없고 혼자사는 젊은 여성이라는 것 외에는 거주 동네도 직업도
스타일도 모두 다 달랐다. 이런 상황에서 무서운건 잡히기 전까지 대체 몇 명이나 더 희생당할지 알 수 없다는데 있었다.
"저... 뭐라도 좀 드셔야하지 않겠습니까?................"
심각한 표정의 강형사에게 조심스럽게 도철이 말을 걸었다.
"반장님이 뭐라도 건지기 전에는 집에 들어갈 생각도 하지 말라 그러셨는데... 먹어야 힘을 내서 탐문을 하든 잠복을 하든 하죠..........."
"그래... 일단 나가자.............."
강형사가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가만히 앉아서 해결될 사건이 결코 아니었다. 결국 믿을건 두 발과 끈기 뿐인게 형사 아니었던가. 그렇게 시간은 자꾸 또 흘러가고만 있었다.
툭 진욱 앞에 두툼한 서류뭉치가 던져졌다.
"좀... 오래 걸렸다... 가만보니 이번 사건이 보통 사건이 아니드만..........."
대호의 말에 슬쩍 열어본 봉투 사이로 많은 서류뭉치와 USB가 하나 보였다.
"경찰자료 싹 다 긁어왔으니까... 앞으로는 네가 알아서 해라... 우린 모르는 일이다........."
진욱도 대호에게 서류봉투를 하나 건넸다.
"보험증서입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우리하고는 상관없는 일이다... 그래야... 나중에 보험금 탈 때도 탈이 없을거 아니냐................"
증서를 훑어보며 대호가 말했다.
"걱정마세요..................."
진욱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가... 언제 일처리에서 실망시켜 드린적 있습니까................."
뒤돌아 나가는 진욱의 뒷모습에서 살기가 느껴졌다.
"저... 새끼가 물건은 물건인데................."
그런 진욱이 나간 자리를 바라보며 아쉽다는 듯 대호가 입맛을 다셨다. 이제부터 시작이야. 샅샅이 뒤져보고 하나라도 놓치지 않을 것이었다. 목격자든 용의자든 하나하나 다 찾아가서
물어보고 알아낼 것이었다. 진욱의 싸움은 이제 시작이었다.
"진짜야?... 내일 온다고?................."
세린의 전화를 받은 민혜는 붓을 떨어뜨렸다.
"몇 시에?... 어?... 언제 오는데?... 우리 그럼 내일 뭐하지?... 이동네 맛있는 떡볶이집 생겼는데............."
재잘거리는 새처럼 민혜는 부리를 쪼아댔다. 반년 만에 만나는 언니와 하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많은 민혜였다.
"아이구... 넌... 어쩜... 아직도 애같니?............."
그런 동생이 귀엽기만 한 세린은 엄마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사실 아직 동생에게 말은 안했지만 동생의 학교 근처에서 동생과 같이 지낼 아파트를 알아볼 생각이었던 그녀는 겸사겸사
하룻밤 동생과 지낼 계획이었다.
"새벽기차 타고 올라갈거니까... 내일 한 열시쯤?................."
아프다는 핑계로 최대한 일찍 일을 마치고 아침일찍 동생을 만나러 갈 그녀의 계획은 아무런 이상이 없어 보였다. 물론 부산에서 공장에 다닌다는 거짓말에도 이상이 없는 계획이었다.
"그래 알았어... 내일 서울 도착해서 전화할게..............."
설레는 마음으로 전화를 끊는 세린이 놓친건 단 하나였다. 내일은 보름날이었다.
"박준수라............"
진욱이 몇 날 며칠을 눈을 까뒤집고 들여다봐도 그나마 조사할 만한 인물은 준수 한 명 뿐이었다. 목격자도 없고 증거도 없는 이 사건에서 그나마 유일하게 아주 잠시라도 용의자 선상에
올랐던 인물은 그 하나였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진욱은 무작정 준수를 찾아갔다.
"박준수씨 계십니까?....................."
쾅쾅쾅 문 두드리는 소리에 준수는 눈을 떴다.
"에이... 씨발 조또... 누구야... 아침부터................."
이미 해가 중천에 떠있었지만 아직 잠이 덜 깬듯 준수는 눈을 비비며 현관문으로 향했다.
"누구세요?..........."
문틈으로 밖을 살펴본 준수는 진욱의 거대한 덩치에 위압감을 느끼곤 차마 문을 열지 못하고 물었다.
"박준수씨 되시죠?... 잠깐 이야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
일단 진욱은 최대한 정중하게 나가기로 했다. 괜한 문제를 일으켜서 좋을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무슨 일이신데요?... 그냥... 이렇게 말씀하시죠................."
여전히 경계를 풀지 못한 준수가 대답했다.
"10분에 십만원씩 드리겠습니다... 잠깐이면 됩니다............."
진욱의 제안에 준수의 머리는 빠르게 돌아갔다. 보통 이런 경우는 두가지 중에 하난데 정말 중요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거나 돈 줄 생각은 전혀 없이 들어와 까거나 다시 한 번 문틈으로
밖을 본 준수는 진욱이 혼자라는 걸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깔 생각이었으면 혼자 오진 않았겠지? 마음을 굳힌 준수가 문을 열었다.
"흠흠... 일단 선금 주시고 시작하시죠..................."
"방에 들어가서 이야기 합시다................."
진욱은 지갑에서 5만원짜리 네장을 꺼내 준수에게 건넸다.
"아니... 무슨 일인데 날................."
그 돈을 챙기며 준수는 진욱을 방으로 안내했다.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다 알고 있습니다................."
연쇄 강간범치고는 비교적 깔끔하게 정리된 방 한쪽에 앉으며 진욱이 말했다.
"하지만 지금 나한텐 그런거 아무 상관없습니다.........."
진욱은 준수에게 사진한장을 건넸다.
"이... 여자 아시죠?..........."
지혜였다.
"아놔... 혹시 형사세요?... 저... 예전에 이미 조사 다 끝났잖아요..........."
짜증이 나는지 준수는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이... 여자를 죽인 범인이 지난달에 제 약혼녀를 살해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진욱은 단도직입적이었다.
"그런데요?............"
"아무거라도... 이 놈을 잡을 수 있는 그 어떤 거라도 알려주세요..................."
진욱은 사정하듯 말했다.
"뭐... 나한테 찾아올 정도면... 경찰조사 때 내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정도는 알지 않나?.........."
"난...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니까요................."
준수는 요지부동이었다.
"경찰서에서 말 안한게 있을거 아닙니까?... 그 뒤에 기억난게 있을수도 있고요... 당신 강간에 대해서 잘 알거 아니야... 뭐라도 좀 얘기 해달라고요............."
진욱의 눈빛은 애절해 보이기 까지 했다. 찔러도 피한방울 안나올것 같은 인상의 남자가 그렇게 연약한 모습을 보이는게 왠지 모르게 더욱 짠하게 느껴졌다. 속으로 욕지거리가 나오긴
했지만 교도소에서의 16년 동안 마음 고쳐먹기로 한 그 느낌이 되살아나기도 하는 준수였다.
"얼마... 줄건데요?............."
"일이 해결되면 5천 드리겠습니다.............."
진욱은 마지막 남은 집 보증금을 내걸었다.
"뭐... 자료는 좀 있어요?... 나도 뭘 봐야 알지............."
진욱은 준수를 데리고 집으로 향했다. 그것이 짐승과 사냥개의 첫만남이었다.
"아... 왜................."
민혜가 앙탈을 부리자
"잠깐이면 돼... 열한시까지는 돌아올게................"
세린이 달랬다. 집주인이 일이 늦게 끝나서 밤에 아파트 구경을 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8시인데... 세시간씩이나 어딜 갔다 온다고................"
얼마만에 보는 언니인데 1분 1초가 아쉬운 민혜였다.
"아유... 우리 애기 언니가 올 때 치킨 사올게요................"
사랑스러운 민혜의 볼을 가볍게 꼬집으며 세린은 현관문을 나섰다.
"그럼... 버스 정류장까지 같이가자................."
세린을 따라나서며 민혜가 말했다.
"됐어... 귀찮게 뭘 따라나와... 그냥 집에 있어... 너 과제도 있다며... 그림... 그리다보면 언니 금방 올거야..........."
세린이 만류했고 결국 민혜는 투덜대며 거실이자 작업실로 향했다.
"치.... 열한시에서 일분이라도 늦기만 해봐라............."
심술이 덕지덕지 붙은 붓질이 시작되었다.
"내가... 밤새 잠도 못자게 괴롭혀 줄거야.........."
민혜가 투덜거리는 그 때 벨이 울렸다.
"언니야?... 뭐... 놓고 나갔어?.............."
순간적으로 마음이 해이해진 민혜는 아무 생각없이 문을 열었고 그녀가 쓰러졌다.
"뭐... 특별한건 없어 보이는데................"
그 많은 서류들을 꼼꼼히 살펴본 준수는 버스CCTV 사진 한장을 집어 들었다. 그나마 지혜가 가장 잘 나온 사진이었는데 지혜 뒤로 정장을 입은 남자가 어렴풋이 보였다.
"CCTV 동영상 파일도 있다고 했죠?..............."
준수의 물음에 진욱은 바로 컴퓨터로 동영상을 플레이했다. 지혜가 탑승했을 때부터 내릴때까지 편집이 되어있는 걸 쭉 한 번 본 준수는 다시 맨처음으로 영상을 돌렸다.
"이... 남자 보이세요?..............."
준수는 지혜가 떨어뜨린 무언가를 주워주는 정장입은 남자 즉 늑대를 지목했다.
"예... 뭐가... 이상한가요?.................."
잘 모르겠다는 듯 진욱이 되물었다.
"이상하죠... 이 남자만 지금 현금 냈잖아요................."
"그게 뭐... 누구나 그럴수 있잖아요?..............."
진욱은 여전히 모르겠다는 말투였다.
"에이... 자... 이남자 서류가방에 정장에 회사원처럼 차려입었는데... 정말 회사원이라면 시간대로 보아 퇴근을 위한 탑승이겠죠?............"
진욱이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에 이 촌구석에서 시간 맞춰 출퇴근 버스 타면서 현금 결제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
진욱이 순간 경직됐다.
"그리고 잘 보면... 지갑에서 돈 꺼낼 때 조금 텀이 있어요... 순간적으로 뭔가 망설이고 판단을 했다는 거죠............."
준수의 말을 듣고 보니 분명히 그런것도 같았다.
"하지만... 이 남자는 몇정거장 뒤에 그냥... 내리던데요................"
동영상을 수십번을 본 진욱이 다시 물었다.
"이... 남자가 내린 곳이 어딘지 아세요?................"
"00마트 사거리요..........."
"그렇죠.... 대형마트가 있는 근처에서는 그나마 번화가................."
준수가 잠깐 뜸을 들이자 진욱은 꿀꺽 침을 한 번 삼켰다.
"택시 잡기 가장 좋은 곳............"
진욱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무언가 보이는 것 같았다.
"확실하진 않지만... 알아볼 필요는 있을것 같지 않아요?................"
사냥개의 촉이 느껴지는 준수의 이야기에 진욱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사냥감의 피냄새를 맡은 야수의 그것이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아주 조금씩 정신이 드는 민혜는
본능적으로 세린을 찾았다.
"우후웁................"
테이프에 막혀 겉으로 표현되지는 못했다. 비닐소리와 그리 크지 않은 발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여기가 어디지?... 어떻게 된거지?............"
몇 가지 질문을 던진 민혜는 완전히 되찾은 시력으로 이곳이 자신의 방이라는 것을 알았다.
"우후후웁..............."
손과 발의 느낌과 피부의 감각으로 자신이 발가 벗겨져 침대에 묶여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의 상황을 제대로 인식한 민혜는 온몸에 서늘한 기운이 돌았다. 심호흡을 크게 하며
민혜는 마음을 다잡았다. 지금이 몇 시지? 자신의 폰이 어딨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민혜가 시간에 아주 집착한 이유는 하나였다. 언니가 오면 안되는데 자신을 이렇게 만든 놈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지만 굉장히 위험한 인물임에는 틀림없었다. 만약 지금 언니라도 돌아온다면 언니 또한 자신처럼 될 것이라는 생각이 민혜의 머리속을 채웠다. 언니와 마찬가지로
민혜 또한 자신보다 자매를 먼저 생각하는 그런 아이였다. 발소리가 가까워지자 민혜는 눈을 감고 아직 정신을 잃은 척 했다. 혹시라도 방심한 틈을 타 무언가 해볼 수도 있고 여러모로
그 편이 나을거라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흐으흠... 흐음........................."
콧노래까지 불러가며 늑대가 민혜에게 다가왔다.
"아직 안 깼네... 전기가 좀 센가?... 더... 줄여야 하나?..............."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늑대는 침대 한켠에 앉아 천천히 민혜의 몸매를 감상했다. 쭉쭉빵빵 글래머스타일이나 늘씬한 모델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적당한 키와 몸매에 이제 막 익은 풋풋한
싱그러움이 묻어나는 민혜였다.
"뭐... 이정도면 가슴도 적당하고................."
늑대는 아담하고 귀여운 크기에 무엇보다도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한 분홍빛 유륜과 유두를 자랑하는 민혜의 젖가슴을 살살 주물렀다. 그 끔찍한 느낌에 민혜는 속으로 몸서리를 쳤지만
여전히 기절해 있는 척을 했다. 조금만 더 참으며 기회를 엿볼 생각이었다.
"살짝... 나온 아랫배도 귀엽고................"
어찌보면 자궁이 있는 자리로 여성성을 강조하기도 하는 민혜의 아랫배를 늑대가 슬슬 문질렀다.
"무엇보다도 보지가 정말 예쁘네................"
유두와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새초롬하게 앙다문 민혜의 분홍빛 보짓살을 늑대의 손가락이 파고 들었다.
"후우웁....................."
여지껏 그 누구에게도 범해진적이 없는 그 곳을 공략당하자, 민혜는 더이상 참지 못하고 움찔했다.
"어?... 깼네?..............."
씨익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늑대는 손가락을 쑤우욱 민혜의 보지에 천천히 밀어넣었다.
"으후으웁-!..............."
처음 느껴보는 더러운 이물감에 민혜는 반사적으로 허리를 휘었다.
"우와... 너... 설마 처음이야?.................."
이제껏 상대했던 여자들과는 다른 보짓살의 느낌에 늑대의 가슴이 벌렁거렸다. 그도 처녀는 처음이었다.
"그럼... 함부로 쑤시면 안되겠네..............."
행여 손가락으로 귀중한 처녀성에 상처를 입힐까 늑대는 민혜의 보지를 탐하려던 손을 거둬들였다.
"하아읍.................."
대신 늑대의 입술이 그녀의 보지둔덕을 베어물었다. 커다란 입술로 민혜의 여린 보짓살을 통째로 빨아들일 듯 흡입하는 늑대의 혓바닥은 축축하게 느물거렸다.
"후우우우웁!!...................."
마치 뱀이 자신의 보지에 또아리를 튼 듯한 그 느낌에 민혜는 격하게 몸을 흔들어 보았지만 늑대의 행동에 별다른 영향을 끼칠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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