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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의 혈 - 8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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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거대한 바위가 이산자락 전체를 힘차게 움켜지고 있는 형상이다. 빨간색 락커포인트 검은색 천에 둘러쌓인 마지막 말뚝 어둠속에서 디카의 후레시가 번쩍 거린다. [종필]이 형과

나는 아무말이 없다. 그냥 하던대로 손발을 맞춰 철사를 임시 고정해서 길다란 쇠말뚝을 지탱하고 위에서 힘차게 오함마를 내리친다. [콰르르릉]!!!!!!! 순간 마른 하늘에 날벼락처럼

번갯불에 천둥소리가 요란하다. 번개가 내리꽂히는 곳은 구름위였다. 마치 우리가 구름위에 있는거나 다름이 없다. 번쩍이는 번갯불로 내려다 보이는 지형은 온통 구름뿐이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한다.







[쩡!!!......쩡!!!......쩡!!!......쩡!!!......쩡!!!......쩡!!!......] [번쩍...] [콰르르릉!!!!] [쏴아아.....] 제법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한다. [번쩍...] [콰르르릉!!!!]







"흑흑흑... 씨발... 형.................................."







[쩡!!!......쩡!!!......쩡!!!......쩡!!!......쩡!!!......쩡!!!......]







나의 울먹임에 [종필]이 형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오함마 질이다.







[쩡!!!......쩡!!!......쩡!!!......쩡!!!......쩡!!!......쩡!!!......]







거센 장대비의 빗줄기 속에 또한번의 번개가 내리치는게 보인다. 이번에는 거대한 번개이다. [번쩍...] [콰르르릉!!!!!!!!!!!!] 눈을 감았다. 너무나 일순간 강한 번개 불의 잔상이 감고

있는 내 눈에 강하게 남겨진다. 그것은 용이었다. 번개불과 용의 잔상 뇌룡?????.......







"형... 흑흑흑... 형....!!!!!... 우리 제발 그만하자..... 흑흑.................................."







[쩡!!!......쩡!!!......쩡!!!......쩡!!!......쩡!!!......쩡!!!......]







"씨발... 새끼야... 하기 싫음 하지마... 여지껏 고생한거 아까워서라도 나는 끝장을 볼꺼야..............................."



"흑흑... 형......................................"



"퉤!!... 퉤!!... 씨발...................................."





[쩡!!!......쩡!!!......쩡!!!......쩡!!!......쩡!!!......쩡!!!......]







[종필]이 형이 기진맥진 하여 뒤로 주저앉는다. 천천히 다가간다. 떨리는 손을 뻗어 오함마를 움켜잡는다.







"흑흑흑....... 이..... 씨발....!!!...................................."







[쩡!!!......쩡!!!......쩡!!!......쩡!!!......쩡!!!......쩡!!!......] [쩡!!!......쩡!!!......쩡!!!......쩡!!!......쩡!!!......쩡!!!......] [번쩍...] [콰르르릉!!!!!!!!!!!!]







"흑흑흑....... 이..... 좃또!!... 씨팔... 흑흑.................................."







[쩡!!!......쩡!!!......쩡!!!......쩡!!!......쩡!!!......쩡!!!......] [번쩍...] [콰르르릉!!!!!!!!!!!!]







쇠말뚝이 다 박혔다. 중간까지 잘 안들어가다 그 다음부터는 쑥쑥 들어가 버린것이다..!!! 갑자기 궂은 날씨가 조용해 진다. 산을 뒤 덮었던 안개와 구름이 걷혀간다. 비가 멈추었다.

그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떨리는 손으로 담배를 입에 문다. 라이터가 젖은 손으로 잘 안켜지자 옆에서 [종필]이 형이 지프라이터 불을 담배에 대준다. 둘은 아무말없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한기가 느껴진다. 내가 내쉬고 있는게 입김인지 담배 연기인지 당최 모르겠다. 장비를 챙긴다. 등산로를 찾아 다시 기어올라간다.





"희준아... 별일 없을꺼야.............................."



"씨발..... 그래... 대신...... 형....................................."



"응... 말해..........................................."



"나중에 진짜 이일로... 우리나라에 무슨일 있으면... 이거 다시뽑자... 나랑..............................."



"하하... 새끼... 그래 임마....................................."



"진짜... 약속해줄수 있지??.........................................."



"그래... 그건 확실히 내가 약속할께... 어차피 위치 아는 사람 너랑 나밖에 없잖아....................................."



"빨리 내려가서 푹 자고... 내일 서울 올라가자......................................"







컴컴한 어둠속에 우리의 랜턴빛만 비쳐질 뿐이었다. 그때 였다. [타앙]!!!!







"깜짝이야... 씨발... 이게 뭔소리야???......................................."



"........ 으... 으..........................................."



"형!!... 종필이 형!!!!........................................"





랜턴을 비쳐보니 종필이 형의 머리가 피범범이다. [종필]이 형이 그대로 쓰러져 버린다.





"으악!!!... 형!!!!... 씨발....!!... 야이... 개새끼들아!!!... 여기... 사람이야... 사람이라고!!!..................................."







어둠속에서 두 명의 형체가 내 앞에 나타났다. [철컥]!!! 한 녀석이 긴 라이플에 총알을 집어넣는다. 나머지 한 녀석이 번뜩이는 대검을 꺼내들더니 내 얼굴에 후레시 불을 비쳐댄다.





"지도 내놔..........................................."



"누... 누구요!!!... 당신들........................................"



"지도 내놓으라니까????.........................................."



"무... 무슨 지도 말하는거에요?????.........................................."



"니네들이 쳐박은 말뚝... 위치... 그거 다 내놔.................................."



"무... 무슨 말이에요???... 지금........................................"



"우리가 그동안 니네 쥐새끼 두 놈 잡으러 이산 저산 얼마나 해매고 다녔는지 모르지???.............................."



"당신들... 누... 누구세요??......................................."



"후후... 민족 정기를 치료하겠다?????... 그딴건 다 개소리야... 그냥... 지금 이정도 살고 있는것도 감지덕지 생각해야 할것이지... 이... 더러운... 조센징 새끼들......................"



"다... 당신들... 누... 누가 보낸거야????... 윤선생... 그새끼가... 시킨거야??............................................."



"그딴거 알꺼없고... 지도나 내놔........................................."



"씨이발... 좃빠지게... 부려먹고... 이제와서... 죽어버리라고????.............................."



"조센징 새끼들......................................."







뒤로 물러서며 흙을 움켜쥐었다. [종필]이 형은 즉사를 해버린게 분명하다. 칼을 든 녀석이 점점 내 앞으로 온다. 뒤에서 라이플을 장전한 놈이 담배를 입에 하나 문다. 이때다. 흙을

내 앞에 있는 놈의 면상에다 뿌렸다.





"윽!!!!!!!... 이 쥐새끼가...!!.................................................."







존나게 뛰어 내려갔다.







"저새끼... 죽여!!!!........................................."







[타앙]!!!!! 풀숲을 헤집고 계속 달아나고 있다. 랜턴을 킬 수가 없자 넘어지고 뒹굴고를 반복한다. [타앙]!!!! 뒤에서는 계속 총질이다. 그래 아까 그 동굴 거기로 가야겠다. 구름이 겆힌

밤하늘에 어슴푸레한 달빛이 그나마 앞길을 밝혀준다. [타앙]!!!!





"허걱!!!!................................................"





순간 엄청난 힘이 뒤에서 가해졌다는게 느껴지며 그 엄청난 힘에 의해 내 몸이 붕떠버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철푸덕]!!!! 땅바닥에 쓰러져 있다. 총을 맞은 것이다. 손이 움직여진다.

몸이 움직여진다. 죽지 않은 것이다.!! 다시 일어나서 내 달렸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타앙]!!!! [타앙]!!!! 비탈길로 쓰러져간다. 거의 구르다시피 내려왔다. 동굴이 보인다. 엉금엉금

기어 들어갔다. 한참을 더 기어들어갔다. 깜깜함에 앞이 보이지가 않는다. 그래도 계속 기어들어갔다.





"흐으윽................................"







이제야 총이 나의 왼쪽 어깨에 맞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까부터 무겁기만 한 느낌의 왼팔에 고통이 점점 커지고 있다.







"흐으읍......................................"







그렇게 기진맥진 한 채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깨어나니 동굴 입구에서의 밝은 빛에 눈이 부실 정도이다. 주변을 둘러다 보고 랜턴을 켰다. 동굴 입구로

부터 10M 정도의 깊이이다. 일어설수 없는 천정높이에 앉아는 있을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다. 자세히 보니 동물의 뼈로 보이는 게 있다. 아주 오래전에 늑대나 야생동물의 뼈 같다.

어깨의 통증이 무척 고통스럽다. 왼팔을 아예 움직일 수 조차 없다. 배낭에서 무거운 연장들은 다 내려놓았다. 지도와 사진 부적으로 된 천 등은 내가 가지고 있다. 어제 그 새끼들은

과연 누구였을까?? 윤선생이 보낸 걸까??? 일이 마치기를 기다렸다가 일이 다 끝나자 그렇게 냉정하게 죽이려 했던 것일까??





"씨이발..... 종필이 형..... 흑흑............................................"







지금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다. 여기서 이러고 있다가는 죽는다. 먹을것도 마실것도 아무것도 없다. 정신을 차릴 수 록 어깨의 총상은 점점 심해지는 것 같다. 종필이 형 가방에 약간의

물은 있겠지만 종필이 형의 시체와 물품들은 아마 그놈들에게 어디에론가 유기되었을 것이다. 다시 동굴 입구까지 기어나와서 바깥쪽 소리에 귀 귀울인다. 한적한 산에서 들려오는

산새소리, 이따금씩 들려오는 꿩의 울음소리 뿐이다. 산 비탈을 따라 내려오기 시작했다. 지금쯤 등산로를 따라 어제의 그놈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았다. 무조건 내려가면

된다. 그렇게 몇시간을 내려갔다. 반가운 물줄기 소리가 들린다. 차가운 계곡의 작은 물줄기에 대가리를 쳐박고 미친듯이 물을 들이 마셨다.





"아............................................"







이제야 살것만 같았다. 다시 일어나 하염없이 산속을 해매이기 시작한다. 내려가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내 눈앞에는 험준한 산과 울창한 숲들만 펼쳐져 있을 뿐이다.

그렇게 정신없이 걸어갔다. 날이 저물어 가는듯 하다. 이제는 앞이 가물가물하다. [엇!!! 길이다!!!] 이건 분명 길이다. 미끄러지 듯 산비탈을 타고 내려왔다. 흙길이 보이고 논과 밭이

보인다. 그 흙길을 따라 걷는다. 온 몸이 천근만근이다. 조금만 더 민가가 보이면 나는 살 수 있다. 저멀리 동화에서나 본듯한 아기자기한 버섯모양의 집이 서너채 보인다. 이미 해가

져버려서 무거운 산그늘로 어둠이 드리워지고 있다. 이제는 한발 한발 떼기가 쉽지가 않다. 조금만 더 하얀 형체가 보인다. 사람이다.





"저... 살려... 주................................................"







그대로 쓰러져 버렸는지 기억이 없다. 밝은 빛이 가물거림이 느껴진다. 정신을 차리니 왠 산적처럼 험상궂고 못된 표정의 노인이 긴머리를 산발한 채 나를 내려다 보고 있다. 그리고 또

다시 정신을 잃었다. 잠에서 깨어났다. 초롱초롱한 호롱불 불빛에 하얀옷을 입은 어떤 노인네가 화롯불을 들쑤시고 있었다. 두꺼운 이불이 배꼽까지 덮혀있고 방 바닥도 뜨끈뜨근하다.

내몸 이곳 저곳에 길다란 침들이 사정없이 꽂혀있다.





"으으?????... 이게 뭐야????........................................"



"에헴... 이제 정신이 나는가???..................................."



"네???... 아... 네............................."



"움직이지 말게... 중요한 혈자리에 침을 놔둔거 뿐일세... 그대로 누워만 있게............................."



"네... 고맙습니다... 어르신... 이렇게 생면부지의 저를 살려주시구요................................"



"가끔... 조난당한 등산객이나 외지인들을 보살펴 줄때가 있긴 하네.........................................."



"네......................................."



"이렇게 산속에 황토집 몇채 가지고 혼자 생활하다보니 말이야... 가끔... 자네같은 사람을 만나면... 내가 더 반가울때도 있어......................."



"네... 근데... 침도 놓을 줄 아세요???........................................"



"허허... 의사직함만 없다 뿐이지... 중요한 혈자리에 놓는 침은 귀동냥 눈동냥으로 대충은 아니... 걱정하지 마시게나..........................."



"하하... 감사합니다........................................."



"근데... 말이야... 어제... 자네를 발견하고... 집에 눕혀보이... 어깨에는 산탄총알 파편들이 잔뜩 박혀있더라구..............................."



"네......................................"



"그리고... 자네의 배낭가방을 뒤져 신원을 확인하려고 했는데... 말이야.................................."



"네........................................"



"이 범상치 않은 지도들과... 이 부적들... 이거 뭐하는 건가???........................................."



"말씀드리기 곤란합니다............................................"







"자네가 가지고 있는 지도... 이 백두대간의 혈자리... 이건 범의 척추에 해당하는 중요한 지류의 혈맥일세... 우리나라... 우리지형의 임맥과 독맥이 교차하는 곳으로 우리민족의 운명이

걸린 문제일세..... 어서 말하시게!!!..........................................."





"흑흑... 차라리 죽고싶습니다... 흑흑.............................."



"저녁식사 후에... 이따가 얘기 함세... 흐흠......................................."



"..................................................."







노인이 밥상을 가지고 들어왔다. 내 몸에 박힌 침들을 하나씩 하나씩 어느덧 잔뜩 뽑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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