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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부는 내제자 - 38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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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성인을 대상으로 쓰여진 것입니다.
그러므로 미성년자가 보기에는 적절치 못한 내용입니다.
19세 미만인 사람은 절대 읽지 않기를 바랍니다.
경고: 이 작품은 **넷에서만 연재합니다.
이 작품은 본인의 창작품이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으로 옮겨가는 행위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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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사장 2 ]
" 이 새끼야 똑 바로 안 서?... 너 지금 개기는 거냐?... 니가 날 엿먹이고도 무사할 줄 알았냐? "
" 으윽!~~~ 그게~~~ 실장님... 으... 컥... 아닙니다... 제가 감히.... 큭... "
지하 5층의 주차장 한쪽 구석에 3중의 철문으로 요새처럼 감싸여 있는 그리고 전용 엘리베이터까지
가지고 있는, 제법 넓은 공간의 한 쪽에 검은 슈트 차림의 건장한 남자들이 잔뜩 긴장한체 한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그야말로 개패듯이 패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것을 보고 있는 건장한 깍두기 머리를 한 청년들의 얼굴에도 공포의 기색이 떠올라 있었다.
그렇게 공포의 기색을 띠고 있는 청년들에게 시범이라도 보이듯 한동안 더 개패듯 패던 사람은
이윽고 숨을 헐떡이며 손을 멈추었다. 이어 한쪽에 놓인 의자에 몸을 기대었다.
" 일어서!... "
" 으으으... "
" 아직도 맛을 덜 봤단거냐?... 다시 맛을 보여줘?... "
" 아... 아... 아닙니다... 으윽... 이렇게... 이렇게... "
기다렸다는 듯 담배를 입에 물려주며 라이터를 붙여주는 부하의 행동에 깊숙히 담배를 빨던 그는
벌레처럼 꿈틀거리는 부하를 보며 나직히 입을 열었다. 나직했으나 어딘지 모르게 거역할수 없는
그런 카르스마를 느끼게 만드는 목소리였다. 그러나 맞은 사람은 한눈에 보기에도 좀 심했으며
그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몸만 간신히 꿈틀거리며 신음을 내질렀다. 그런 부하를 보자 그의 눈이
사납게 변했다. 이어 툭 던지듯 입을 여는 그였다. 그런 낮은 목소리에 화들갑 놀라는 부하였다.
이어 간신히 몸을 일으키는 부하는 엉망이 된 몸을 흔들거리며 간신히 균형을 잡은채 자신의
상관을 쳐다보고 있었다. 두 눈 모두 반쯤 감겼으며 온 얼굴은 피로 칠갑을 하고 있었다.
그런 부하의 모습을 잠시 날카로운 눈으로 응시하던 사내는 불쌍한 듯한 빛은 조금도 없이 다시
으시시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 맛을 봤으면 이제 큰 아가씨 사건의 경위에 대해 전부... 하나도 남김없이 말을 해봐?...
만약 한치의 거짓말이라도 있다면 그때는 이렇게 끝나지 않을거니까 명심하고... "
" 예... 그게... 으윽... "
임실장이었다. 박사장에게 그 이야기를 듣자 눈이 뒤집히는 것을 느낀 임실장은 즉시 상미의
경호를 담당하는 책임자를 소환했다. 마침 상미가 비행 중인지라 더욱 시간을 충분히 낼수 있었던
것이었다. 비상 호출에 잔뜩 긴장한채 달려온 책임자는 일구 반언도 없이 무작정 두들기는 실장의
무지막지한 폭력에 그냥 신음만 토할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일단 개잡듯 두들긴 후 임실장은 그를
추궁을 하는 것이었다. 매 앞에는 장사없다고 했던가?... 더우기 이런 공포분위기 속에서는...
사건의 개요는 간단했다. 자신들이 나설려고 하는데 왠 젊은 놈이 먼저 나섰던 것이었고,...
그런데 그놈이 부산에서 알아주는 조직의 전대 보스의 아들이었던 것이었다. 게다가 그 놈의
무술 실력이 뛰어나서 자신들이 나설 여지가 없었고, 충분히 응징을 했으므로 그냥 덮어두었던
것이었다. 물론 평소같으면 그렇게 명수가 충분히 놈을 두드렸으니까 더 이상의 귀찮은 일에 끼어
들기 싫어서 그렇게 처리하면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놈들이 상미를 윤간하려고 했다는데 있었다. 아니!... 그것도 시도를 못 했으니까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인데... 그런 이야기가 박사장의 귀에 들어간 것이 사단이었던 것이다.
자신의 딸을 윤간하겠다는 말을 한 놈들을 그런 일을 하며 월급을 받아먹는 놈들이 그냥 넘겼다는
데 엄청 열이 받은 박사장이었고 그런 연유로 말은 안해서 그렇지 촛대뼈가 퉁퉁부어있는 임실장이
었던 것이다. 임실장은 한편으로는 귀찮은 일을 피하려는 부하들의 마음을 이해했지만 욱신거리는
정강이를 느끼자 다시 열이 뻗쳤다.
" 이 새끼야!... 이게 다른 것과 같냐?... 큰 아가씨를... 그렇게 하겠다는데... 보고도 없이
중간에서 흐지부지 만들어?... 너 목 몇개냐?... 전부 묻히고 싶어?... "
" 저는... 으윽... "
" 개소리 집어치우고... 오늘 중에 그 새끼하고 그새끼와 같이 있던 새끼들 다 잡아와!...
한놈도 남김없이... 안그러면 너희들을 대신 죽여버릴거야... 빨리 눈앞에서 사라져... "
" 알았습니다... "
이걸 나비효과라고 부르면 욕 먹을 것이다. 명수로써는 단지 자신의 활약상을 크게 부각시켜
박사장에게 조금이라도 돈을 더 받으려고 그랫던 것이 이런 연쇄반응을 일으킨 것이었다.
물론 명수야 충분히 자신의 목적을 달성했지만...
그렇게 거의 몸도 못가누던 상미 담당의 경호책임자가 부하들을 이끌고 나가자 임실장은 바지를
조심스럽게 걷어 올렸다. 그런 간단한 동작으로도 옷깃에 스친 상처부위가 눈이 튀어나올듯 아파
오는 것이었다. 가관도 그런 가관이 없었다. 붉고 검고 하여간 평소의 다리보다 두배는 더 굵어진
다리는 퉁퉁부은채 열기를 확확 토해내고 있었다.
( 움직일수 있는걸 보니 부러지지는 않는 것 같은데... 그 놈들 때문에 이게 도대체 무슨 꼴이람..
하여간 내 이놈들을 가만히 두면 성을 간다... 이거 오래도 가겠네...
그런데 아까 고놈에게 너무 살살 했나?... 나중에 한번 더 주물러줘야 하는거 아닌지 몰라..
아이고 아야... 움직일때마다 아프네... 그놈들을... )
임실장은 한심한 듯 자신의 퉁퉁부운 다리를 바라보다가 이를 으드득 갈았다.
석혼지 뭔지하는 놈이 눈앞에 있으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은 임 실장이었다.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고 있을때 지시를 받은 사람들은 꽁무니에 불이라도 붙은 양 급하게 뛰고
있었다. 평소 임실장의 개같은 성질을 잘 알고 있는데다 시범적으로 자신의 직속 상관이 그렇게
비오는 날 먼지 날리듯, 삼복에 개잡듯 터지는 것을 목격했는지라 말을 안해도 알아서 기는 것이
었다. 물론 자신들의 직속 상관이 일이 끝나고 나면 자신들을 가만 두지 않을 것이란걸 잘 알고
있지만... 단지 열심히 해서 조금이라도 그것을 작게 만들 생각을 하는 그들이었다.
" 뭐야?... 뭐 하는 새끼들이야... 내가 누군줄... 큭!... 어이쿠... 살려... "
" 아가리 닥치는게 조금이라도 덜 맞는 길이다... "
" 너희들... 뭐하는.... 큭... 꽥!... "
" 너희들도 같이 간다... 재롱부리지말고... 재롱 부릴수록 더 맞는다... "
그렇고 그런 대학을 나와 자신의 아버지가 하는 회사에 근무하는 석호는 퇴근 시간이 한참이나
남았으나 오늘도 걸 헌팅을 위해 아직은 이른 시간에 경호원들을 이끌고 자신의 차가 주차 되어
있는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왔던 것이다. 물론 얼마전에 먼지나도록 두들겨 맞은 몸이 아직은
완전히 낳은건 아니지만 평소 버릇 개 못준다고 조금 움직일 만 하자마자 그렇게 업무는 나 몰라라
하고 쾌락을 즐기기 위해 나섰던 것이다. 물론 말이 경호원이지 순전히 여자들을 미리 꼬시는
것으로 석호의 총애를 받는 쥐새끼 같은 놈이 미리 여자를 준비해 놓았는건 말할 나위도 없었다.
그렇게 조금은 흥분된 기분으로 지하 주차장으로 경호원들과 내려와 자신의 차로 걸어가다가
갑자기 들이닥친 덩치들에 둘러쌓인 석호는 순간적으로 당황하지 않을수 없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언제나 자신이 최고란 당치도 않는 생각을 하는 석호는 평소대로 경호원들을
믿고 폼을 재다가 바로 날아온 주멱에 비명을 질렀다. 이미 자신의 상관이 반죽음이 되도록 맞는
것을 본 그들인지라 조금도 봐주는 것이 없었다. 하긴 자신의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데 남의
사정을 봐줄 인간이 어디있겠는가?...
" 호... 귀하가 XX그룹의 못났기로 소문난 3째 놈이냐?... 그러고 보니까 딱 바보라고 씌어있네...
그런데 이런 멍청한 놈이 겁도 없이 무식하게 그런 짓을 저질렀단 말이지?... 기가차서...
하여간 바보에게 흉기를 주면... 너 왜 여기왔는지 모르겠지?... 하긴 밥통이 알리가 없지... "
" 무슨 일인지?... 뭐든 말 만하시면... 제가 우리 아빠에게 말해서... 억!... 아이고... "
" 뭐 이런 멍청이가 있어?... 그 나이에 아빠라... 참 내 신세도 더럽게 됐네...
이런 바보를 데리고 놀아야 하다니... 너 이리와 봐... 으이구... "
" 무슨일로... 으윽... "
임실장은 정신이 없는 듯 눈이 반쯤 풀린채 차에서 내리는 석호를 바라보았다. 한눈에 멍청하게
생긴것이 또 한편으로는 잔인한 성격을 힐끔 힐끔 내비치고 있었다. 임실장은 수많은 음지의 일을
처리하다 겪은 경험에 의해 놈이 전형적인 간사한 인물임을 느꼈다.
약자에게는 더없이 잔인하고 강자에게는 더 없이 비굴한... 그러나 그런 강자에게라도 그 강자가
조금의 빈틈만 보이면 가차없이 이빨을 들이대는 놈이란 것을...
임실장은 그런 석호를 한눈에 알아보자 더욱 울화가 치미는 것을 느꼈다.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인간 타입인 간사하고 추접스런 인간때문에 몇날 몇일을 쩔뚝거리며 다닐
생각을 하니 더욱 열이 받친것이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냅다 석호를 걷어차 버리는 임실장이었다.
그렇게 세게 차지도 않았는데 호들갑스럽게 비명을 지르자 마음같아서는 놈을 죽도록 두들기고
싶은 임실장이었으나 주위에서 보고 있는 부하들의 눈으로 인해 간신히 마음을 추슬렸다.
" 야!... 이 새끼 누가 어떻게 좀 해봐... 꼴도 보기싫으니까... 그리고 저기 경호한답시고
껄떡거리는 놈들도 손좀 봐주고... 죽지들만 않으면 되니까 알아서 손봐줘라... "
" 알았습니다... 이리들와... 동작봐라... 빨리들 못움직여... "
" 아이고 아야... 형님... 제발 살려... 으악!... "
임실장은 마치 더러운 쓰레기라도 보는 듯 고개를 쩔래쩔래 저었다. 그런 상관의 마음을 이해한듯
부하중 한명이 얼른나서며 쓰러져서 엄살을 부리는 석호를 걷어차며 놈들을 한쪽으로 몰고 갔다.
이어 한쪽에 난 문으로 모두들 들어가자 임실장은 책임자를 바라보았다. 온 얼굴에 퍼렇고 검은
멍을 고스란히 드러낸채 임실장을 바라보던 그는 임실장의 시선을 느끼자 얼른 부동자세가 되었다.
" 너!... 하여튼 오늘 밤까지 저놈들 추궁해서 몇일전 그일에 대해 토시 하나 빠트리지 말고
그대로 적어서 제출해 알았어?... 오늘 안으로... "
" 알겠습니다... 오늘 밤안으로 틀림없이 제출하겠습니다... "
" 하여간 그렇다고 너무 두들겨 잡지는 말고... 병신이 되면 곤란하니까... "
" 예!... 염려마십시요... 이런 일 한 두번하는 것도 아닌데... 어이쿠... "
" 그런 새끼가 일을 이지경으로 만들었어?... 하여간 아가리는... 알아서 제대로 좀 해... "
" 옛!... "
임실장은 상미의 경호책임자에게 말을 하다 갑자기 열이 확 치미는 것을 느꼈다. 말은 잘한다는
생각이 머리 속에 스치는것이었다. 그러자 순간 갑작스레 아파오는 정강이 뼈의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그러자 앞에 있는 놈 때문에 애꿋게 자신이 터졌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번개같이 쪼인트를 까는 임실장이었다. 이어 터져나오는 비명소리... 임실장은 그런 경호 책임자의
비명에 조금 마음이 흡족해 지는 것을 느끼며 은근 슬쩍 미소까지 보였다.
그러나 그것은 다음 순간 좀 더 나쁜 연쇄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다리를 거의 끌다시피 할 정도로
호되게 당한 상미의 경호책임자는 임실장의 앞을 떠나 석호들이 잡혀있는 곳으로 오자 자신의
부하들을 까기 시작했고 그 여파는 고스란히 전파... 아니 더욱 증폭되어 석호 등에게 돌아갔다.
하긴 처음 일을 만든것이 석호니까 그런 대접을 받는 것은 어찌보면 자업 자득인 것이었다.
하여간 그런 돌고 도는 속에서 죽어나는 것은 이 모든 원인을 제공한 석호였다.
" 으아악... 제발... 컥... 뭐든 시키는데로... 제발.. 칵... 악... 아이고 사람.. "
" 이 새끼... 너 때문에 내가... 너 오늘 죽어봐라... "
" 퍼... 퍽... 퍽... "
" 우당탕... 철퍼덕... "
그야말로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다. 자신이 당한만큼... 아니 이자를 쳐서 주려는 경호원들의
악에 받친 주먹과 발길질에 온갖 소리들이 난무했다. 비명소리와 고함소리 이어 두둘겨 패는 소리,
그리고 넘어지는 소리와 가구부딪히는 소리등... 한동안 그런 소리가 제법 넓은 공간을 꽉채우고
있었다. 그런 부하들과 석호의 일행간의 난리라면 난리일수 있는 것을 지켜보던 경호 책임자는
자신의 작품에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방을 빠져나갔다. 이제 조금 더 두들기게 놔두었다가 천천히
질문을 던지기만 하면 술술 불것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 훗!... 이제 한동안 기다렸다가 부드럽게 물어보면 되겠군... 하여간 저런 놈들은 먼저 겁을
잔뜩 먹게한 다음 시작해야 말들을 잘 듣는 다니까?... 이제 약이나 바르면서 좀 쉬어야겠지? )
그렇게 상미의 경호를 책임진 그는 다리를 절뚝이며 그 자리를 빠져나갔다. 얼굴이 미소를 띤채...
그 시각 동성은 상아와 박사장 부인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궁리에 궁리를 거듭하고 있었다.
비록 수능 시험에 대해 체점을 해보아서 어느 정도 상아의 성적을 예측하기는 했으나, 알다시피
상아의 내신이 워낙 약하고 거기다가 바뀐 입시 제도는 모든 기존의 자료들을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렸던 것이었다. 물론 돈의 힘으로 유명 학원의 쪽집게 진학 지도 강사에게 모든 자료를 넘기고
상아의 진로에 대해 상담을 했으나 아직 확신을 못한다는 대답만 들은 그들이었다.
그렇게 모든 정보망을 총 동원해서 정보를 수집해도 도무지 진학할 학교는 오리무중이었다.
더우기 부정 행위의 적발이 사회적 이슈가 되어 더욱 혼란이 가중되고 있었다. 그렇게 어느 정도의
레벨을 결정짓지 못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들이었다. 급기야 박사장 부인의 입에서 어떻게
생각하면 행복에 겨운 하지만 당사자로써는 머리가 아픈 그런 탄식이 새어나왔다.
" 휴!... 이거 너무 머리가 아프네... 어떻게 해야하나?... 생각하면 얼마 전만 해도 그냥 4년제
대학이나 들어갈수 있으면 천만 다행이란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어디에 넣어야 최대한 잘했단
말을 들을지 고민하다니?... 이거 옛날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끼지만 웃을수도 없으니... "
" 엄만?... 내가 공부를 잘해도 난리야... 자꾸 이러면 나 다신 공부 안할거야... "
" 어휴 철딱서니 없는것 같으니... 그러게 처음부터 열심히 했으면 이런 고민을 할 필요도
없었잖아... 그렇게 공부를 안하더니... "
" 또 지나간 일을 되씹기는... 늦게라도 정신을 차려 잘하고 있잖아?... "
" 그래 알았다... 우리딸 잘하고 있지... 엄마는 단지 그냥 답답해서 그러는거야...
휴!... 그런데 동성이 학생은 어떻게 생각하지?... 나는 생각하면 할수록 머리가 아파서... "
" 저라고 뾰족한 수가... 하여간 논술에 대비하면서 기다려보는 수 밖에 없을것 같습니다... "
세사람은 조금은 아쉬움을 간직한채 서로를 쳐다보았다. 박사장 부인의 말대로 상아가 조금만...
일년만 빨리 정신을 차렸으면 이런 고민도 하지않았을 거란 생각이 드는 세사람이었다.
그러나 상아는 한편으로 생각하기를 그랬다면 동성도 만나지 못했을거란 생각에 지금 비록 머리는
아프지만 자신의 선택이 좋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 생각은 금방 얼굴에 나타나 상아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 나타나고 있었다.
" 어머!... 아직도 머리를 싸매고 있는 거야?... 하긴 워낙 공부를 안하다 그렇게 벼락치기를
하니까 이런 부작용이 일어나잖아?... 그러게 평소에 그렇게 공부하라고 했는데도... "
" 지금 약올리는거야?... 한번 해보자는거야 뭐야?... "
" 상아야!... 지금 언니에게 무슨 짓이야... 그렇게 그런짓 하지말라고 했는데도 말을 안듣고...
그리고 상희야! 안그래도 머리가 아파죽겠는데... 너까지 왜그러는거야?... 엄마 좀 살자... "
" 그렇지만... 알았어요... 하여간 자꾸 그렇게 놀리면... "
" 알았어요... 다시는 안그럴께요... 그럼 난 올라가서 좀 씻고 올께요... "
상희는 몇권의 책을 가슴에 안은체 막 집안으로 들어오다가 머리를 싸매고 있는 엄마와 동성
그리고 상아를 보자 비꼬으듯 그렇게 끼어들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당장 상아에게 반격을 당하고
그러나 상희는 이제는 옛날과 다르다는 듯 그런 상아에게 눈을 부릅 뜨는 것이었다.
상아는 요즘들어 안그래도 자신의 진로로 인해 머리가 아파 죽을 지경인데 상희까지 그렇게 나오자
열이 확 받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막 한바탕 하려고 하는 순간 엄마의 말에 찔끔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상아가 자신을 노려보며 숨만 시큰거리자 상희는 속으로 혀를 내밀며 쾌재를 불렀다.
이제 상희는 더 이상 상아가 무섭지 않음을 느끼고 있었다. 그것은 순전히 상아의 옆에 앉아
자신을 바라보는 동성을 믿고 그러는 것이었다. 여자가 사랑에 빠지면 뵈는것이 없다고 했던가
그말은 바로 상희를 두고 이르는 말인듯 했다. 사랑하는 동성을 차지하기 위해서라면 언제나
마음속에 공포의 대상으로 자리잡고 있던 상아를 어느 정도 극복하고 있는 상희였다.
상희는 그런 생각을 하며 몸을 돌려 자신의 방으로 올라갔다.
( 호호호... 사랑의 힘이란 위대한거야... 두고봐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나... 절대 절대로 상아
네 뜻대로는 안될거야... 동성이는... )
( 조게 요즘 쥐약을 먹었나?... 안그래도 동성이와 같은 학교를 못가서 열받아 죽겠는데...
한번 날잡아서 손을 봐줘?... )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있었다. 서로 전혀 다른 생각에...
동성은 그런 두사람의 속을 훤히 꿰뚫고 있었다. 이미 몇개월의 동거 생활(?)속에 말을 안해도
두 사람의 속을 환히 알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 두 사람의 눈치를 보는 동성은 자신도 모르게
머리를 손으로 짚었다. 자신의 앞 일이 걱정스러운 것이었다. 그것은 잘못하면 자신에게 불똥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어 더욱 그런것이 었다. 그런 생각에 상아의 진학 문제도 어느새 멀리
사라져 버리는 동성의 머리 속이었다.
( 하여간 이 둘은 진짜 전생에 무슨 원수라도 진건지?... 만나기 만 하면 토닥거리니...
이거야 원! 거기에 비하면 상미씨는 진짜 천사지 천사야... 거기다 카리스마까지 있으니... )
동성은 그런 생각에 상아와 어느새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 상희의 방쪽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얼굴에는 한심한 빛을 잔뜩 담은 채로... 박사장 부인도 그런 동성의 기색을 읽었는지 조금은
미안한듯한 얼굴이 되었다. 정말 남들 보기에 부끄러운 박사장 부인이었다. 형제 간에 못 잡아
먹어서 으르릉거리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은 엄마로써 그랬던 것이었다.
그렇게 상아와 상희 자매의 토닥거림에 대해 제각기 생각을 달리하며 한편으로는 한심한 듯
한편으로는 부끄러운 듯, 생각하고 또 당사자들은 서로를 어떡하던지 깔아뭉겔 생각에 젖어있었다.
그렇게 안그래도 머리 아픈 속을 두 자매가 뒤집어 놓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동성이란 남자를
두고 두 자매가 그런 일을 벌리고 있다는 것을 엄마는 모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단지 자매가 다투는 것에 대해 동성이 보기가 미안하다는 것이었다.
그 시각 박사장은 임실장의 보고를 받고 있었다. 쇼파에 깊숙히 몸을 묻은체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있는 박사장은 얼굴에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은채 말없이 보고를 듣고 있었다.
그런 박사장의 태도에 임실장은 너무나 익숙한 듯 한번씩 박사장의 얼굴을 힐끔거리며 최선을
다해 종이에 적힌 내용을 읽고 있었다. 한참이 지나 마지막 종이를 읽은 임실장은 말을 멈추고는
여전히 눈을 감고 있는 박사장을 쳐다보았다.
" 이상입니다... "
" 음... 그러니까... 뭐냐?... 그 놈이 XX 그룹의 셋째 아들이란 말이지?...
그것도 본처의 자식이 아니라 영화배우와의 사이에서 낳은... 그래서 호적에도 늦게 올린...
그리고 놈이 그런 콤플렉스로 상미에게 추근거렸고... 한때 사귀다가 상미가 놈을 찼다?... "
" 예... 바로 그렇습니다... "
" 그리고 그 다음에 수일인가 뭔가하는 놈과 사귀었고?... 그리고 이번에는 수일이라는 놈에게는
우리 상미가 오히려 차였다?... 그말이 맞는거야?... "
" 사귄건 맞습니다 만 수일이란 놈에게 아가씨가 차였단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그런 말은 석호란 놈이 혼자서 지어낸 이야기고... 저희들이 조사하기론 그 수일인가 하는 놈도
아가씨께서 찬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충격에 수일이란 놈이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는... "
" 사실이야?... "
" 예!...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
박사장은 조금은 불쾌한 얼굴로 여전히 눈을 지그시 감고 있었다. 임차장의 보고가 끝난 뒤 잠시
그런 얼굴로 있던 박사장의 입술이 달싹거린것은 다음 순간이었다. 박사장은 확인하듯 하나 하나
되앂고 있었다. 그렇게 하나 하나 확인하던 박사장은 수일의 일에 이르러서는 몹시도 불쾌한
얼굴이 되었었다. 그러나 곧 임차장의 말에 별안간 눈을 번쩍 뜨며 반문하는 것이었다.
그런 박사장의 얼굴에는 희미한 미소가 어려있었다. 그것은 자식에 대한 사랑이었다.
부모라면 누구라도 자신의 자식이 최고라는 그런 생각이 얼굴에 드러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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