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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세탁소 - 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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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 화 : 시작이라는 어설프기 짝이없는 것 #01 누나와의 재회 누나 한경애다. 누나가 서있다. 누나는 다가오지 않는다. 누나는 그 자리에 서서 그를 보며 기다려준다. 힘든 이 세월에 지쳐가는 그를 부등켜 안고, 그를 대신해서 굳세게 버텨주고, 같이 버티자고 그의 손을 잡고있는 누나. 실패한 그가 이 세상에 혼자 서있다라고 느꼈을 때 몸과 마음과 정신과 영혼을 송두리째 감사는 서러움. 누나는 그에게서 이 모든 것을 말끔히 빼앗아갔다. 몇 발자욱 떨어진 문 앞에 누나가 서있다. 이제는 그가 누나에게 다가서야 할 때도 된 것 같은데 아직 그럴 일은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패배와 설움으로 가득한 무거운 짐을 지고, 오디션 홀과 합숙소를 떠나올 때 아픔과 어려움을 모두 헤아리며 차분하게 그를 배려해 주었던 누나. 눈빛 하나를 주더라도 거기에 가진 전부를 가득 담던 누나. 그의 입장을 모두 이해해주고, 막막하고, 억울하고, 답답하고, 서러울 때, 이 넓은 세상에 자신은 혼자 서 있다고 굳세게 믿고, 동굴 속에 들어가서 나오지 못하고 있을 때, 그에게 손을 뻗어서 <너는 결코 혼자가 아니야> 임을 믿게 해주고, 그게게 크나큰 위안을 주고, 그를 끄집어 낸 누나이다. 그에게 떨림이 온 몸으로 퍼져나간다. 눈과 입술은 울음으로 가득차서 언제라도 흘러넘칠 것 같다. 그가 다가선다. 가까이, 더 가까이. 그가 누나를 덥썩 안아버린다. 누나도 그를 안는다. 그의 얼굴에서 울음이 터진다. 그의 울음은 지체없이 그녀의 얼굴에도 울음을 터뜨린다. 설움의 눈물이고 한의 눈물이다. 승리와 패배로 덕지덕지 점철된 이 세상. 바람 많은 이 거친 세상. 그가 흔들리지 않고 또 쓰러지지 않으려면 아직은 시간이 더 걸려야 하지 않을까? 경애는 누나로서 그에게 바람막이가 되고 또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은데. 그의 곁을 지키고 그의 주변을 맴돌며, 아직 더 기달려야 한다면 기다릴 수 있는데 ... 어렵게 가야하는 너의 길을 내가 쉽게 가게 해줄 수 있는데 ... 너는 아직 이 답답한 현실을 바라볼 필요 없어. 그건 내가 맡을께. 너는 너의 이상만 보고 달려. 내가 너를 사랑하기도 전에 또 네가 나를 사랑하기도 전에 뉘우침과 충고가 무슨 소용이 있어? 너의 실패에 대하여 나에게 뉘우치지마. 너는 나한테 무죄야. 그래서 나도 너에게 충고하지 않을거야. 이렇게 우리가 서로에게 나타나주는 것, 우리가 서로를 발견하고, 부등켜 안으면서 우리의 심장을 마주 대고 울어버리는 것. 지금 이 순간 우리의 마음을 채우고 있는 것은 사랑이야. 누가 뭐래도 이건 사랑임에 틀림없어. 사랑이 우리 몸과 마음을 후벼 파면서 들어오고 있어. 우리는 이것을 우리의 진짜 현실로 믿자. 비록 속는 한이 있어도. 바깥 세상은 가짜 현실이야. 우리의 이 진짜 현실로 바깥 세상의 가짜 현실을 이기고 극복하자. 노력한다고 다 이겨내는 것은 아니지만, 때로는 이겨낼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이렇게 해서 바깥 세상의 가짜 현실을 우리의 진짜 현실로 이길 수 있음을 또 정수 너도 그런 승리자가 될 수 있음을 꼭 보여주자. 사랑하는 동생 정수야. 다시 무대에 서라. 거기서 꼭 보여라. 거기서 네 세상을 열고, 네 꿈을 펼쳐라. 일단은 어둡고 싸늘한 그 무대에 너 혼자 서야 해. 그리고 나서 너를 향한 밝고 화려한 조명, 그리고 환호로 무대 뿐 아니라 홀 전체를 불가마로 달궈라. 이들을 보는 외숙모 선영은 마음이 안스럽다. 그러나 겉으로는 웃는 얼굴로 이들을 달랬다. "생가지 찢기듯 헤어졌다가 몇년 만에 눈물의 상봉이라도 하니? 이렇게 서서 울기만 하다가 이 건물에 갇히면 여기서 밤샘을 해야하거든. 우리 어서 나가서 저녁먹자. 정수도 하루종일 교육받느라고 지금쯤 맛이 갔을 거야." * * * * * * * * * * #02 누나 한경애가 다시 서울에 포항에 온 경애의 마음이 심난하다. 지나온 모든 일을 돌이켜 생각하면 아픈 마음이 그렁그렁해진다. 더구나 이번에는 그와 살을 섞기까지 했다.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어 버린 것이다. 처음에는 두려웠으나 나중에는 오히려 당연한 듯이 경애가 나서서 그의 몸을 탐하기도 했다. 내려 오기 전에 그와 보낸 이틀 밤에 그와 가진 섹스를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리면서 팬티가 흥건해진다. 손은 저절로 젖가슴을 만지게 돠고 다른 손은 허벅지 사이로 간다. 누나 한경애는 동생 정수를 서울에 두고, 자기는 이대로 포항에 쳐박혀 있을 수 만은 없다고 생각했다. 또 아직은 여름이어서 과메기 사업이 그렇게 바쁜 것도 아니므로 경애는 한달 정도를 서울에 있기로 했다. 과메기는 친구에게 맡겨두고, 외숙모 선영의 말대로 노트북 하나만 들고 <이사끝!> 한 것이다. 경애는 선영의 집에서 과천 정수의 옆방에 머물렀다. 경애가 할 일은 정수나 숙모를 돕는 일도 있지만, 그동안 등한시했던 과메기블로그를 새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도 큰 일이었다. 주구장창 똑같은 내용을 그대로 두면 식상하지 않은가? 이를 위해서 경애는 자바스크립트나 웹사이트를 만들고 관리하는 것을 배워서 지금 몇년째 해오고 있다. 선영이 경애가 하는 것을 군침을 흘리면서 눈여겨보자 경애가 한마디 했다. "외숙모도 웹가게 하나 오픈하시죠?" "그거 .. 배달 해대려면 정신 없을텐데?" "주문은 와장창 늘지 않을까요?" "그거 누가 다 관리해? 나는 그냥 동네 장사나 할란다." 정수가 이번 학기를 휴학했으므로 자기가 살던 원룸을 친구에게 넘겨주었다. 경애가 나서서 정수를 그의 원룸으로부터 이사시켰다. 경애는 많지 않은 그의 짐을 선영의 집으로 옮겨서 정리해주었다. 또 정수가 자는 옆방에 침대를 새로 들여서 자신이 잘 수 있도록 했다. 정수가 지난 오디션에서 아슬아슬하게 탈락했다는 것을 대형 기획사들이 알았다. 그들은 정수를 맡겠다고 접근해온다. "요새는 재능이 있다고 뜨는 게 아니라 흐름을 잘 타야 ...." 경애는 이들이 내 거는 조건에 귀가 솔깃하기도 했지만, 마음을 비우고 이들을 모두 차단했다. 선영이 말했듯이 아직은 때가 아니기 때문이다. 섣불리 저들과 손을 잡았다가 노예계약을 맺는 일이 생기면 오히려 정수에게는 치명적인 독일 것이다. 경애가 같이 머무르는 동안에 정수의 주변 황경이 정리되도록 경애는 힘을 썼다. 정수가 안정된 상태에서 연습하고, 공부하고 또 가게에 나가서 일하는 것을 보아야 마음도 놓이고, 또 그렇게 홀가분하게 포항으로 내려가고 싶다. 경애가 과천에서 잘 때에는 정수 옆방에서 잔다. 밤 늦게 외숙모가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그와 섹스를 하고 나올 때도 있다. 요새는 더워서 방문을 열어놓고 자기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니다. 입에다 수건을 물고 하기도 한다. 어떤 날은 외숙모가 잠들기를 기다리다가 경애가 먼저 잠든 날도 있다. 그런 날은 아예 정수 침대에서 잔다. 그러면 정수가 자러 들어와서 바로 섹스를 한다. 그런데 서울에 있는 친구들에게 가서 자고 오는 날도 많다. 고등학교 동창들이 서울에서 대학에 다니기 때문이다. 경애가 고교시절에 성적이 상위권 이었기 때문에, 경애의 친구 들도 공부를 잘 하는 애들이 많고, 그들은 지금 서울에 와있다. 그 당시에 경애의 인기도 좋았지만, 지금도 이 친구들이 경애를 대하는 것은 그 때나 지금 이나 한결같다. 이들은 경애에게 대학에서 만난 친구보다 고등학교 시절의 친구가 훨씬 더 가깝고 친하다고 말한다. * * * * * * * * * * #03 정수의 첫 오디션 정수가 아주 어렸을 때, 초등학교에 다닐 때의 일이다. 여름 방학때 경애와 정수가 포항 외가에 갔다. 하르는 포항 시내를 다니면서 구경을 하는데 어떤 여자들 두명이 다가왔다. 경애의 눈에는 그 여자들이 영화배우 정도는 되는 것 같았다. 그녀들의 뒤에는 어째에 카메라를 멘 남자들도 두명이 따라붙었다. TV 에서나 보던 풍경이었이다. 제일 예쁜 여자가 자기들을 소개했다. "우리는 <선화예능> 이라는 곳에서 왔는데, 모데ㄹ, 배우, 탈렌트, 가수 들을 키우는 곳이야." 그리고 경애에게 정수{출처:yadam4.net}에 이름과 나이 그리고 사는 곳에 대해서 물었다. 그러더니 정수에게 물었다. "나처럼 예쁜 누나랑 같이 카메라에 찍혀볼래?" "예!" 정수는 웃으며 좋다고 했다. 쪼그만게 벌써 그때부터 밝혔다. 남자나 여자나 항상 잘생긴 것이 문제다. 카메라맨이 정수를 그녀와 함께, 그리고 정수 혼자만을 여러 방향에서 찍었다. 경애도 못생긴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그 거지같은 여자는 경애에게는 찍자는 말을 하지 않았다. 경애는 왕재수 같아서 섭섭했지만 동생을 생각해서 참았다. 그녀는 정수와 경애를 그들의 차에 데리고 가서 방금 찍은 화면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내용을 CD 에 담아서 경수에게 주었다. "정수가 워낙 잘생겼거든. 내가완전 뻑 간거야. 호호~" "나는요?" "응? 경애? 경애도 물론 잘 생기기는 했지. 그런데 카메라랑은 별로일 것 같아. 우리는 잘생긴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야. 카메라발을 잘받는 사람을 찾아요. 경애는 나중에 20살이 되면 생각해봐." 이렇게 개소리로 쓸데없이 경애긔 가슴팍에 대못을 지르고 그들은 가버렸다. 정수의 입은 귀에 걸렸다. 그들은 나중에 연락 하겠다면서 전화번호와 주소를 적어갔다. 나중에 알고 보니까 그것이 바로 <길거리 스카웃> 이었다. 그들은 얼마 후에 정말로 정수 엄마에게 전화를 했고, 정수는 그들에게 불려가서 오디션을 봤다. 카메라 테스트, 간단한 연기, 노래, 무대에서 걷기 등등 ... 그리고 나중에 그들은 정수엄마에게 제안했다. "저희가 정수를 키워보겠습니다. 맡겨주십시오." 그런데 엄마는 단호히 거절했다. 그들은 어이없어했다. 다른 집 애들은 돈싸들고 학원에 다니면서까지 하려고 덤벼들고 난리인데, 정호 엄마는 넝쿨째 굴러 들어오는 호박을 걷어찬 것이다. "머리 속에 든 것이 없으면 되는 일이 없어. 공부가 우선이야!" 엄마는 정수에게 공부를 잘 하면 나중에 시켜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정수는 엄마랑 손가락까지 걸면서 한 약속을 지켰다. 학교에서는 공부도 열심히 해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또 음악 공부도 열심히 했다. 그러나 엄마는 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먼저 가버린 것이다. 그리고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졍애는 정수를 안고 말했다. "엄마가 엄마 없으면 누나가 엄마라고 그랬지? 엄마가 바쁘게 가느라고 시간 없어서 정수랑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거야. 엄마 대신, 그 약속은 이 누나가 지켜줄께." 그것이 이 모든 일들의 시작이었다. * * * * * * * * * * #04 정수와 세탁소 외숙모 선영은 세탁소 이름을 <랏떼세탁소>를 <아이돌세탁소>로 바꾸었다. 이 세탁소는 크린피아의 체인점이다. 여기서 고객들로부터 접수받은 세탁물을 크린피아에 보낸다. 세탁이 끝나서 이리로 보내온 세탁물을 손님들이 찾아간다. 단골 고객이나, 단체 고객, 또 양이 많은 경우에는 배달도 해주어야 한다. 고객은 자기 세탁물을 맡기고 나서 2박3일이 지나면 찾아 갈 수 있다. 백화점 영업시간인 아침 10시부터 저녁 8시까지 세탁소는 영업을 해야만 한다. 선영은 직원 3명을 두고 있었는데, 1명은 정규직 직원이지만 2명은 아르바이트생이다. 이 지역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있고, 정부종합청사가 있어서 직장인들이 많다. 또 부민들의 상당수들은 주말부부들이다. 선영의 세탁소는 그렇게 잘돼서 큰 돈을 벌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밥먹고 살기에는 괜찮다. 선영은 늦어도 아침 9시면 집을 나서고, 30분 후에는 세탁소에 도착한다. 이 시간에 가게 문을 열고 또 보관실을 정리한다. 오픈 직전에는 잠깐 회의가 있다. 그 층에 있는 매장들의 직원들을 모아놓고 직접적 인 사례들까지 언급해가면서 <친절>을 강요하는 내용이다. 거의 매일 반복되는 것이므로, 오늘이라고 해서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다. 정치가들이 언론에 흘리는 장미 빛 전망은 팍팍한 현실과는 전혀 다르다. 백화점의 통계는 전혀 다르게 말해주고 잇기 때문이다. 방문자 수, 매출액 등등 .. 회의 시간마다 요새 바닥을 치고 있다고 백화점측에서는 울상이다. 그런데 죽는 소리는 허구헌날 똑같다. 단 하루도 좋아졌다는 소리가 없다. 매장은 안그런가? 세탁소의 일은 오전에는 오픈이 끝나고 나면 그렇게 바쁘지 않다. 세영은 직원에게 맡겨두고 외출을 할 여유도 있다. 저녁 때가 되고 퇴근시간 이후에는 혼이 달아날 정도로 바쁘다. 정수도 오전에는 집에서 곡을 만들고 노래 연습을 한다. 누나 경애가 녹화해 둔 방송 프로그램들도 컴퓨터 파일로 변환시켜서 꼼꼼히 분석한다. 음악을 틀어놓고 숨쉬기 연습이나 비트에 맞추어서 몸을 흔들기, 기타 연주나 피아노 연주 등등 ... 몇년째 해오는 것이라서 지겹기도 하다. 밥을 오래 먹어서 지겹다고 밥을 안먹고 살 수 있나? 공기로 호흡을 오래 했다고 다른 것으로 바꿀 수 없다. 기본이라는 것은 끝없이 반복해서 연습해야한다. 그것들은 우리의 본능에 들어잇지 않기 대문에 본능처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을 반복 말고 또 무엇으로 한단 말인가? 점심때 12시가 넘으면 그는 선영에게로 간다. 그의 일과는 선영과 함께 백화점 안에 있는 1시에 직원식당에서 또는 푸드코너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식사할 때 마더 선영도 매일 똑같은 소리로 잔소리다. "서두르지 말고. 가능한 한 여유있게. 우아하게 먹어." 주변의 시선 때문이다. 다른 매장의 직원들, 특히 100명이 넘는 여직원들의 입에 그는 벌써 입방아질의 대상이다. 선영과 사귄다는 말도 생겼다. 뭐 완전히 아닌 것 만은 아니지만. 식사가 끝나면 선영은 정수를 데리고 천천히 각 층의 매장들을 한바퀴 돈다. 하루에 두세개 층은 반드시 한다. 선영은 정수와 같이 걷는 이 시간에 조용히 가슴을 치는 행복을 느낀다. 이렇게 식사 후에 하는 매장 산책을 위해서 정수에게 중요한 것은 비주얼이다. 선영의 말에 의하면 그녀가 그를 관리하는 제 1번 품목이 바로 그의 비주얼이라고 한다. "일단은 백화점 방문자 수를 늘여놔야 우리 가게에도 손님이 늘어. 여기가 바로 <마약 한정수>가 일하는 백화점이라는 소문이 나야 하거든. 나중에 정수 너 인기도 생각해봐. 이렇게 지금부터 천천히 씨를 뿌리는거야." 그리고 나서 가게로 돌아오면 가게 돌아가는 것과 보관실 정리하는 것을 배운다. 그러다가 저녁이 되면 선영이 가게를 마감하는 것을 돕고 같이 퇴근한다. * * * * * * * * * * * #05 그런데 ... 세사람이 오손도손 식탁에 모여서 저녁을 먹었다. 두 남매를 선영이 흐뭇해한다. 설거지가 끝나고 나서 선영은 과일을 깎고, 경애는 잔을 꺼내오고, 정수는 지극 정성을 쏟아부어서 와인 병에 박혀있는 코르크 마개를 뽑아냈다. 그들이 세개의 유리 잔을 허공에서 부딪는 소리가 경쾌하다. "역시 사람은 혼자 살면 안돼. 지지고 볶더라도 이렇게 모여서 같이 살아야 사람 사는 맛이 나." "외숙모, 고마워요." 비록 이 자리에서 선영이 이 말을 웃으며 했지만, 선영이 지금까지 혼자 가슴을 저미면서, 고독에 몸부림치며 살아온 세월을 돌이키면서 하는 절규였다. 그렇지만 정수나 경애는 선영의 말에 숨겨있는 이 심오한 뜻을 알 리가 없다. 누나 경애는 몸이 좋지 않아서 쉬겠다면서 거실 건너 쪽에 있는 방으로 갔다. 외숙모도 뒤따라 일어났다. 갑자기 정수는 뎅그러니 혼자가 되어 남았다. 정수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바로 자신이 혼자라는 사실이다. 연습할 때나 무대에서도 그는 혼자이다. 무대에는 연출가나 PD, 카메라와 감독들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어딘가에 꽁꽁 숨어서 다들 자기 할 일들로 바쁘다. 정수는 항상 혼자였다. 그런데 이렇게 집에서도 혼자라야 하나? 그는 거실에 있는 소파에 앉아서 TV 를 켜채널을 바꾼다. 그는 드라마도 열심히 본다. 그 장면의 어떤 내용에서 어떤 음악이 어떤 효과를 내는지, 어떤 효과를 위해서 어떤 음악을 선택했는지, 음악이 드라마 내용의 몰입도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를 연구한다. 이렇게 해서 그가 부르는 노래의 몰입도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가수란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이라고 알고 시작했는데, 갈수록 태산이다. 그는 그날 밤 이후로 거의 매일 밤을 선영의 침대에서 잤다. 선영이 혼자 자기를 싫어했기 때문이다. 경애가 오늘처럼 경애가 집에서 자면, 선영은 혼자 자야했다. 그런렇지만 몇일 후면 경애가 다시 포항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그 동안만 참으면 된다. 그런데 오늘은 무슨 일인지 도대체가 몸이 침대로 가지 않는다. 또 잠자리에 들기에는 아직 시간도 이르다. 핑계거리는 이미 생겼다. 기분이 짜릿해진다. 그런데 정수는 방문 앞에 있는 소파에 있다. 마치 그가 선영을 유혹해서 불러내는 것 같다. 그의 옆에 있고싶다. 그가 앉아있는 옆자리에 나란히 앉아서 같이 와인도 마시면서 TV 를 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 그의 옆에서 그를 유혹하고싶다. 그런데 경애가 보면 혹시 뭐라고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그렇지만 선영은 그에게 나가기로 마음을 먹고 문을 나섰다. 창문 쪽에 잇는 소파에 그가 있고, 기다란 거실 저 건너편에 있는 방에서는 덥다면서 방문을 열어 놓은 채로 경애가 자고 있을 것이다. 분위기를 살핀 선영은 그에게로 갔다. 그는 드라마에 심취해있다. "재미있는 거 해?" "시끄러워서 .. 제가 방해했죠?" "아냐. .. 씻고 나니까 정신이 번쩍 드는걸.. 호호~" 선영은 자기가 마시던 와인 잔을 들고 와서 정수 옆에 앉았다. 선영에게서 풍겨나는 향긋한 냄새 때문에 정수는 더 이상 TV 에 집중 할 수 없다. 정수가 고개를 돌려서 선영을 본다. 선영의 눈은 TV 를 향하는 것이 아니라 탁자에 놓인 와인 잔을 향하고 있다. 그날 밤에 입었던 바로 그 원피스이다. 정수가 손을 뻗어서 선영의 손을 꼬옥 잡아온다. 선영에게 작은 흥분이 일어난다. 그가 잡았던 손을 놓고 선영의 허리로 팔을 둘러온다. 선영이 등을 약간 세워서 그를 돕는다. 그로부터 허리에 느껴지는 자극 때문에 이제는 작은 흥분이 점점 커진다. 그가 선영의 허리를 당겨간다. 선영이 몸을 그에게로 기댄다.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본다. 두 얼굴이 마주하고있다. 선영이 손을 들어서 그의 얼굴과 목을 더듬으며 쓰다듬는다. 그런데 선영의 입에서 얼떨결에 생각지 않았던 거짓말이 튀어나온다. "TV 안봐?" "안볼래요." 허리를 감고 있는 그의 팔에 힘이 들어가면서 선영의 몸이 힘없이 그에게로 당겨간다. 선영이 두 팔을 그의 목에 건다. 등을 세워서 가슴을 치켜든다. 선영이 자리에서 일어 선다. 그도 따라서 일어선다. 두 몸이 서로의 몸을 당긴다. 그의 가슴에 선영의 젖가슴이 짓눌려서 뭉클거린다. 그의 단단해진 큼직한 페니스가 선영의 음부에 와서 찔러댄다. 이제는 보지가 젖어온다. 또다시 선영의 입에서 헛소리가 나온다. "하아~ 씻고 나서 브라를 깜빡 했네" 그가 피식 웃으며 아예 대꾸를 하지 않는다. 괜히 쓸데없이 말을 해버린 것 같다. 그의 손 하나가 선영의 젖가슴을 꽈악 움켜쥔다. 가슴이 뻐근해온다. 허전했던 가슴에 갑자기 시원한 것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그런데 자꾸만 경애가 신경쓰여 미치겠다. 갑자기 경애가 솟아나올 것만 같다. 그런데 그의 다른 손이 선영의 엉덩이로 내려와서 움켜쥔다. 그제야 선영이 팬티도 입지 않았음이 생각난다. 이번에는 입 단속을 해서 그 말을 하지 않게 한다. 그러나 소용없다. 그의 손은 이미 원피스를 들추고 안으로 들어와버렸다. 답답한 마음에서 한숨만 토해낸다. "하아~ 하아아아~ " 그의 손이 맨살의 허벅지와 엉덩이를 자꾸만 주무른다. 그의 손길에서 맨살이 느끼는 짜릿한 감촉이 보지 안에서 찔러대는 듯한 자극들로 변한다. 보지가 흥건해진다. 그의 페니스가 있는 곳에 보지를 대고 비벼본다. 허전한 젖가슴과 허전한 보지는 그를 필요로 한다. 그의 몸에 대고 짓누르면서 비벼대면 그 허전함이 약간 사그러든다. 당장에라도 그가 빨고 쑤셔야 한다. 온 몸이 성욕으로 활활 탈것만 같다. 벌써 그의 자지를 받아들이고 싶은 마음이 일어난다. 아직 그의 자지가 보지에 들어오지 않았는데도 마치 들어와 있는 것처럼 보지에 힘을 주어 조여본다. 그 바람에 보지물이 또 왈칵 솟았다. 이제는 아예 허벅지로 흘러내린다. 당황스럽다. "하아~ 어떻해~ " 선영의 신음 소리와 말 소리가 좀 컸다. 아마도 경애가 들었을 것 같다. 경애가 듣고 있다고 생각을 하니까 선영의 보지가 또 움찔움찔한다. 또 더운 물을 토해낸다. 오늘은 보지에서 물이 엄청 많이 나오는 것 같다. 허리를 감고 있던 그의 손이 등을 쓰다듬는다. 그의 목을 감은 선영의 팔에 더 힘디 들어 가고, 젖가슴을 더 세게 짓누른다. 선영의 귀에 그의 가슴 속에서 심장이 쿵쾅거리는 울림이 들린다. 아마도 그의 귀에도 심장이 요란하게 쿵쿵대는 소리가 들릴 것 같다. 힘겨운 머리를 그이 어깨에 기대고 그의 목에 더운 숨결을 쏟아붓는다. 이 남자 나쁘다. 아직도 빨아줄 생각을 안한다. 젖가슴이나 보지는 몰라도 입술은 빨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지금 당장 잊 안이 타면서 쩍쩍 갈라지는 데 도대체 어쩌라고? 선영이 더 이상 참으면서 기다리지는 못한다. 그의 입술을 당겨다가 게걸스럽게 빨아댄다. 아래에서는 그의 손 두개가 한꺼번에 원피스 안으로 들어온다. 엉덩이가 시원해질만큼 주무른다. 그런데 보지가 또 시큰거리면서 자꾸 움질거린다. 또 토해낸다. 흘러내리는 곳의 허벅지가 뜨겁다. "하아~ .. 침대로 가" 마치 그에게 앙탈을 부리듯이 엉덩이를 흔든다. 그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들은 경애가 있는 방 쪽을 바라본다. 그런데 방문이 닫겨있다. 분명 아까 선영이 보았을 때에는 방문이 열려있었다. 선영과 정수는 기겁을 하고 놀라는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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